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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클릭됐지만, 가게는 비어 있다?
“광고 클릭률이 높은데 왜 매장에 사람이 없을까?”
이 질문은 내가 실제로 지역 광고 대행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다. 실제로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나 카카오광고 관리자 페이지에서 ‘광고 성과’를 보면 클릭률은 나쁘지 않은데, 사장님 말로는 “그날도 손님 거의 없었다”라고 하신다.
처음엔 데이터에 문제가 있나 싶었지만, 오히려 데이터는 ‘정확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문제는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해석하느냐’였다.
클릭은 했지만 발걸음은 옮기지 않았다
광고 클릭률은 흔히 말하는 CTR(Click Through Rate)이다. 노출 수 대비 클릭 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온라인 광고의 기본 지표다. 이번 분석에서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위치한 음식점과 소매 상점을 대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광고 클릭률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에 따른 매장 방문 추정치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광고 클릭률이 4% 이상인 상점 중 약 53%가 실제 방문율과 큰 차이를 보였다. 즉, 클릭은 잘 되지만 매장에는 손님이 없는 것이다. 반면, 클릭률이 2%대로 낮았지만 실제 결제 건수는 높은 상점도 꽤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데이터를 보면서 확신했다. ‘광고 클릭률’은 호기심의 지표일 수는 있지만, 행동 전환(Actual Visit)을 예측하긴 어렵다. 나 역시 광고를 누른다고 다 가는 건 아니니까. 그 클릭은 “오, 이런 데가 있네” 정도의 반응일 뿐, 실질적인 방문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클릭과 방문 사이의 간극 –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 간극의 이유를 찾기 위해, 몇 가지 변수들을 추가로 비교했다. 그중 가장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인 요소는 바로 광고 소재의 품질과 위치 정보의 일치도였다.
광고 문구에 ‘이색 디저트 카페’라고 쓰여 있었는데, 실제 매장은 반지하에 위치한 프랜차이즈였다. 이런 경우, 방문자가 클릭만 하고 실제 방문은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광고가 기대감을 과도하게 부풀릴 경우, 방문율은 떨어진다. 오히려 담백하게 정보 전달만 한 광고가 전환율이 더 높았다.
여기서 깨달았던 건, 광고란 결국 ‘신뢰’와 ‘기대’ 사이의 균형 감각이 핵심이라는 점이다. 내가 한때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지나치게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가, 이탈률이 높아진 경험이 있었다. 사람들이 흥미는 가졌지만, 읽다가 실망해서 떠나는 거다. 오프라인 매장도 마찬가지다.
광고 클릭률을 넘어서 – 실제 전환을 유도하는 방법
그렇다면 지역 상권에서 광고 클릭률과 실제 방문율을 일치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효과적이었던 전략은 ‘디지털 정보와 실제 매장의 일치’를 높이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합이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 광고에 사용된 대표 이미지 = 실제 매장 인테리어
- 광고 문구에 ‘골목 안 숨은 빵집’이라고 기재 → 실제로 지도상 골목 위치
- 할인 쿠폰 제공 → 방문 후 재방문 유도
이와 함께, ‘길 찾기 클릭’과 ‘방문 후기’의 증가가 방문율을 정확하게 반영해 주는 보조 지표로 사용되기도 했다. 단순한 클릭 수보다 위치 기반 행동 데이터가 훨씬 정밀한 지표가 되는 셈이다.
내가 느끼기엔, 이제 광고는 단순한 '보여주기'가 아니라, 실제 경험과 기대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연결하느냐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가장 필요한 건 정직한 콘텐츠였다.
상권 광고 전략의 재정의 – 숫자보다 감정이 남는다
이번 데이터를 종합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광고는 사람이 보고 판단한다는 기본 전제였다.
아무리 CTR이 높아도,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실제 매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광고 클릭이 매출로 이어지는 ‘환상’을 갖고 있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면,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이젠 고객의 클릭보다는 ‘방문한 고객의 만족’을 먼저 생각한다.
광고비를 줄이더라도 리뷰한 줄이 더 가치 있게 작용할 수 있다는 걸 실제 수치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동네 상권의 경쟁은 치열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고객 경험의 밀도와 진정성이 중요해진다. 광고는 어디까지나 유입의 도구일 뿐, 고객의 발길을 잡는 건 결국 매장 그 자체라는 점을 이번 분석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