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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많은 곳이 무조건 장사가 잘될까?”
이건 내가 오랫동안 궁금해했던 질문 중 하나였다. 카카오맵이든 네이버 플레이스든, 음식이나 카페를 고를 때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는 건 ‘리뷰 수 많고, 평점 높은’ 가게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리뷰 수와 평점이 실제 매출에 직결되는 걸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서울 내 주요 상권의 음식점 데이터를 바탕으로, 리뷰 수·평점·위치·매출 지표 등을 크로스 분석해 봤다. 분석 결과는 흥미로웠고, 내 개인적인 소비 습관도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 되었다.
리뷰 수와 매출 간의 관계 – 무조건 많다고 좋은 건 아니다
우선, 서울 시내 6개 주요 상권(연남동, 망원동, 강남역, 성수동, 노량진, 건대입구)의 음식점 중 리뷰 수 상위 30%와 하위 30%를 분류해 비교했다.
리뷰 수가 많은 매장은 평균적으로 방문자 수와 매출 지표가 높은 편이었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었다. 실제로 연남동의 한 고깃집은 리뷰 수가 1,200개가 넘었지만 일 평균 결제 건수는 50건 미만이었다. 반면, 건대입구의 어느 작은 덮밥집은 리뷰가 200개도 채 안 되었지만, 일 매출이 100건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결과를 보고 나니 내 평소 습관도 돌아보게 됐다. 나도 리뷰 수에 약한 편이었지만, 정작 ‘핫한 가게’라고 가봤다가 기대에 못 미친 적이 많았다. 반대로 그냥 동네 주민 추천으로 간 조용한 집이 만족도가 훨씬 높았던 적도 여러 번 있다. 결국 ‘리뷰 수’는 인지도의 지표일 수는 있어도, 재방문율이나 실제 충성도를 보장하진 않는다는 걸 느꼈다.
평점과 판매 영향 – 평점 4.3 vs 4.8, 차이는?
이번에는 평점에 집중해 봤다. 보통 네이버나 카카오 플랫폼에서 4.2~4.5점대의 가게는 "무난하다"는 인식을 주고, **4.6 이상은 "믿고 가는 맛집"**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런데 정말 그 0.3~0.4점의 차이가 실제 매출에 영향을 줄까?
답은 ‘그렇다’였다. 평점이 4.6 이상인 매장의 예약률은 4.2점 대보다 평균 23% 더 높았고, 방문 후기에서도 ‘리뷰를 믿고 왔다’는 언급 빈도도 높았다. 특히 데이트 코스, 부모님 외식, 직장 회식 등 의사결정에 신중함이 필요한 상황일수록 평점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나 역시 리뷰 점수가 4.8 이상이면 “적어도 실망은 안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가게 되는데, 그 기준이 데이터상에서도 유효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평점이 너무 높을 경우, 리뷰 조작(소위 ‘리뷰 알바’) 의심이 생긴다는 사용자 의견도 있었고, 실제 그런 정황이 포착된 사례도 있었다.
지역별 리뷰·평점 민감도 – 강남은 숫자, 망원은 분위기
데이터를 지역별로 쪼개서 다시 들여다봤다. 상권마다 ‘리뷰 수’와 ‘평점’의 민감도가 확연히 달랐다.
예를 들어 강남역은 리뷰 수가 많고, 평점이 높은 곳일수록 객단가가 높았다. 즉, 리뷰가 곧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반면 망원동은 약간 달랐다. 망원동 상권에서는 리뷰 수나 평점보다 브랜드 스토리나 감성 콘텐츠(예: 인스타 피드, 오프라인 인테리어)가 더 매출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보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강남은 빠른 유동과 경쟁이 치열한 상권이라 ‘숫자’가 중요하지만, 망원은 ‘공간 경험’이 중심이 되는 문화적 소비 성향이 강한 듯하다. 이런 특성에 따라 동일한 리뷰 수라도 지역마다 매출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데이터가 보여준 셈이다.
이 부분을 분석하면서 예전 친구가 말했던 말이 떠올랐다. “강남에서는 잘 팔리는 게 먼저고, 망원에서는 왜 만드는지가 먼저다.” 그 말을 당시에는 감성적인 표현으로만 들었는데, 데이터로 보니까 정말로 전략이 달라야 한다는 걸 느꼈다.
리뷰 활용 전략 – 수보다 진정성이 관건
마지막으로, 리뷰 수와 평점이라는 데이터가 실제 상권 전략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고민해 봤다.
리뷰 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는 ‘리뷰 이벤트’보다 자발적인 리뷰 유도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다. 예를 들어, 리뷰 작성자에게 특별한 음료 제공이나 감성적인 메시지를 동봉하는 방식은 고객에게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
그리고 리뷰 관리에서 중요한 건 **‘응답률’**이었다. 고객이 남긴 부정 리뷰에 적극적으로 피드백한 매장은, 그렇지 않은 매장보다 이후 평점이 더 빠르게 회복되었다. ‘아, 여기 진짜 신경 써주는구나’라는 신뢰가 쌓이면서 재방문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았던 것이다.
나 역시 리뷰를 남기면서 가게에서 답변이 오면 괜히 고마운 느낌이 들곤 했다. 단순히 5점짜리 리뷰 하나보다, 3점 리뷰에 진정성 있게 답한 매장의 고객 충성도가 더 높아지는 것, 그것이 리뷰의 또 다른 힘이라는 걸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