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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특히 ‘배달’은 단순한 식사 수단을 넘어, 위생과 안전을 지키는 생존의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제는 마스크 없이 외식이 가능해진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배달 수요는 전국적으로 일정한 회복 흐름을 보이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 회복 속도는 다르고, 그 안에는 인구 구조, 상권 특성, 소비자 성향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다.

이번 글에서는 코로나 이후 배달 수요가 어떤 흐름을 보였는지, 특히 서울, 수도권, 광역시,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지역별 배달 수요 회복 속도를 비교 분석해 본다. 데이터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필자 개인의 경험과 느낀 점도 함께 담아보았다.

서울 vs 지방 소도시 – 회복 속도에 드러난 라이프스타일 차이

서울과 수도권은 코로나 당시 배달앱 매출이 폭증한 대표적 지역이었다. 하지만 2023년 이후 외식 수요가 회복되자 배달 건수는 소폭 감소하거나 정체, 일부 도심 상권에서는 배달보다는 오프라인 매장 이용 비율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반면, 지방 소도시는 배달 수요가 상대적으로 늦게 증가했지만, 코로나 이후에도 그 흐름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소도시에서는 배달을 일상 습관처럼 유지하는 고객층이 고정되었고, 음식점 입장에서도 배달 없이는 유지가 어려운 구조로 변했다.

나도 2021년 충남 천안에 거주하며 느꼈던 경험이 있다. 당시엔 모든 음식점이 배달앱을 적극 활용했고, 코로나 이후에도 배달 최소 주문 금액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상한 가게들이 많았다. 이는 단순히 위기 대응이 아니라 지역 외식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지역별 배달 수요 복원력 분석: 어디가 가장 빨랐나?”

배달 수요 회복이 느린 지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흥미롭게도 배달 수요 회복 속도가 느린 지역에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첫째는 대학가 상권이다. 코로나로 인해 휴학, 비대면 수업이 확산되면서 텅 빈 골목이 됐던 대학가 주변은, 외식 소비층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배달 수요 역시 외국인 유학생 수요 감소 등으로 타격을 받았다.

둘째는 고령층 밀집 지역이다. 대표적으로 경북 내륙권, 강원도 일부 지역은 아직도 배달앱 사용률이 낮은 편이고, 코로나 특수 이후 급감한 배달 수요가 다시 살아나지 않고 있다. 디지털 접근성 문제와 함께, 고령층이 오프라인 소비로 되돌아간 것이 원인이다.

셋째는 관광지 기반 지역이다. 예를 들어 제주, 강릉은 코로나 당시 내수관광의 수혜를 입으며 배달업체 수가 급증했지만, 2023년 이후 해외여행 재개와 관광객 분산으로 배달 플랫폼 종사자의 이탈이 가속화되었다.

이런 지역들을 보면, 코로나라는 특수상황이 만든 비정상적인 수요는 일시적일 수 있으며, 결국 배달이 일상 소비로 정착했는지 여부가 회복 속도를 좌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달 수요가 되려 증가한 지역들

반대로, 코로나가 끝났음에도 배달 수요가 더욱 확대된 지역도 있다.

대표적인 곳은 신도시 지역이다. 세종, 하남 미사, 동탄 등은 입주 초기엔 상권이 완전하게 형성되지 않아 배달 수요가 많았고, 이후에도 젊은 맞벌이 가구가 중심이 되면서 배달 습관이 고착화되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례는 기업 밀집 지역이다. 판교, 마곡, 구로디지털단지 등은 직원 식당을 운영하지 않거나,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한 사내 문화로 인해 오히려 배달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판교 근처에서 일할 때는 팀 전체가 '점심 단체 배달'을 일상처럼 이용했다. 심지어 배달 주문을 매일 반복하자, 어느 날 배달원이 "여긴 사무실 아니고 지점 아니냐"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그만큼 특정 지역은 배달이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향후 배달 플랫폼의 전략과 소비자의 변화 예측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면, 향후 배달 플랫폼의 전략은 단순히 지역별 광고 확대보다 지역의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상품 구성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광역시는 ‘빠른 배송’, ‘예약형 프리미엄 배달’, ‘1인 맞춤 패키지’가 경쟁력이고, 중소도시는 ‘최소 주문금액 없음’, ‘지역화폐 연동 할인’ 같은 실속 중심의 접근이 중요하다.

또한, 디지털 격차 해소 전략도 필요하다. 고령층 대상의 전화주문+배달앱 연동 모델이나, 읍·면 단위 상점 연합 배달 플랫폼 등이 테스트되고 있다.

한편 소비자 입장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배달이라는 선택지가 단순히 ‘편리함’ 때문이었지만, 요즘은 ‘합리성’과 ‘시간 효율’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나는 요즘 배달을 줄이고 있지만, 한때 매일 도시락이나 치킨을 시키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기 지출을 분석해 보니 한 달에 30만 원 가까이 배달앱에 썼더라. 지금은 직접 장을 봐서 요리하는 쪽으로 전환했고, 그 경험이 데이터로는 드러나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의 전환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결론 – 지역 기반 배달 수요는 ‘생활 구조’를 반영한다

✅ 수도권보다 지방 소도시에서 배달 수요 회복 속도가 더 높다
✅ 고령층, 대학가, 관광지는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편이다
✅ 신도시와 기업 밀집 지역은 여전히 배달 수요가 증가 중이다
✅ 배달 수요의 회복 속도는 소비자의 ‘생활 구조’와 직결된다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 안에는 사람들의 생활 리듬과 감정, 선택의 흔적이 모두 녹아 있다. 이번 분석을 통해 코로나 이후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일상에 적응했는지, 그 작은 단서를 지역별 배달 수요에서 다시금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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