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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현대인에게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작은 행복이자,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특히 바쁜 일과를 끝낸 저녁 시간, 사람들은 치킨을 주문하며 휴식을 찾는다. 그렇다면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을 때, 과연 퇴근 시간대가 치킨 주문의 진짜 피크일까? 이번 글에서는 시간대별 치킨 주문량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통해 예상과 다른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아본다.

"치킨 한 조각에 담긴 삶의 리듬, 데이터로 풀어보다"

퇴근 시간대 주문량은 정말 가장 많을까?

치킨 배달 앱의 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루 24시간을 2시간 단위로 구분해 주문량을 집계했다. 많은 사람들이 짐작한 것처럼 저녁 6시부터 8시 사이에 주문이 가장 집중되었다. 그러나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니 조금은 다른 흐름도 보였다.

16시부터 18시 사이에는 미리 주문을 준비하는 흐름이 조금씩 보였고, 18시부터 20시까지는 전체 주문의 30% 이상이 몰렸다. 그리고 예상외로 20시부터 22시 사이에도 또 한 번 주문량이 급증하는 이중 피크 현상이 관찰되었다. 치킨은 단순히 저녁 식사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마감하는 야식으로도 큰 수요를 가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 퇴근 직후에 치킨을 주문해 본 기억은 많았지만, 밤 9시쯤 야식으로 또 주문하는 패턴을 떠올리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늘 '배가 고프니까 먹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데이터는 심리적 만족을 위한 추가 소비라는 또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요일별, 시간대별 세부 분석

이번에는 요일별로 나누어 주문량 변화를 살펴보았다. 평일과 주말의 패턴은 꽤나 뚜렷했다.

평일에는 18시에서 20시 사이에 주문량이 집중되었고, 21시 이후로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금요일만큼은 예외였다. 금요일은 평일과 주말의 경계선답게, 늦은 밤까지 주문이 이어졌다. 토요일은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고르게 높은 주문량이 유지되었고, 일요일은 8시 이후부터 주문이 빠르게 감소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다음날 출근을 걱정하는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가 직장 생활을 할 때도 금요일 저녁이면 항상 마음이 들떴던 기억이 난다. 야근을 하면서도 "오늘은 치킨이야"라고 다짐하며 버티곤 했다. 그래서인지 금요일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치킨 주문 패턴이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사람들은 일주일을 견딘 자신에게 작은 보상을 주고 싶어 한다는 걸 다시 느꼈다.

지역별 주문량 차이: 서울과 지방의 차이

서울과 주요 광역시(부산, 대구, 대전, 광주) 간 주문량 차이도 살펴보았다. 서울은 18시에서 20시 사이에 피크를 찍고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방 대도시는 19시부터 22시까지 고르게 높은 주문량을 유지했다.

서울의 경우 빠른 식사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 도시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친구나 가족과 여유롭게 치킨을 즐기는 문화가 뿌리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토요일 밤 9시경의 주문량은 지방이 서울보다 훨씬 높았다.

예전에 지방 소도시에 거주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주말에는 친구들과 늦게까지 밖에서 어울린 뒤 꼭 치킨을 시켜 먹었다. 도시의 생활 리듬이 느긋할수록, 치킨은 야식의 주인공이 된다. 데이터가 이 생활의 기억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이 신기했다.

치킨 주문량 변화가 보여주는 생활 패턴 변화

팬데믹 이후 치킨 주문량의 시간대별 패턴도 바뀌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저녁 6시에서 8시 사이가 주문의 절정이었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8시부터 10시까지 늦은 야식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사 시간대도 유연해졌고, 저녁 식사와 야식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또한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하프 치킨, 1인 세트 메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나 또한 재택근무 기간 동안 밤 10시쯤 '치킨 한 조각만 먹자'며 주문했던 적이 많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야식이 습관이 되어 체중이 늘고 건강이 나빠졌던 경험이 있다. 데이터로 다시 보니 그 시절 나의 생활 패턴이 결코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어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결론 – 치킨 주문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하나의 '문화'다

퇴근 직후인 18시부터 20시 사이가 여전히 치킨 주문의 절정이지만, 20시 이후 야식형 주문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증가했다. 평일과 주말, 그리고 서울과 지방에 따라 시간대별 소비 패턴이 뚜렷하게 다르고, 팬데믹 이후에는 늦은 밤 치킨 주문이 더욱 일상화되었다.

치킨을 주문하는 행위는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하루를 보상하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소한 행복을 나누는 문화적 행위인 셈이다.
이제 치킨을 한 조각 먹을 때마다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하루의 이야기와 나름의 위로를 함께 느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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